
F150를 구매한 뒤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작업 중 하나가 바로 레벨링이었다. 순정 상태의 F150는 적재를 고려해 앞보다 뒤가 높게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적재함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는 뒤가 들려 보이는, 이른바 ‘노즈 다운’이 아니라 ‘엉덩이가 들린’ 자세를 갖고 있다. 실용성 측면에서는 당연한 세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1.5인치 레벨링킷을 장착하게 됐다.
그런데 막상 작업을 맡기고 확인해 보니 조금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됐다. 기존 차주가 이미 리어 에어헬퍼와 함께 뒤쪽도 약 1.5인치 정도 리프트업을 해둔 상태였던 것이다. 덕분에 단순히 앞만 높인 것이 아니라 앞뒤 전체적인 비율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맞춰졌다. 처음에는 ’앞만 올라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지금의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든다.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순정처럼 심심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자세가 완성됐다.
장착 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역시 외관이다. F150는 차체가 워낙 커서 작은 변화는 티가 안 날 것 같았는데, 막상 세워놓고 보니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다. 앞이 살짝 올라오면서 전체적인 비율이 훨씬 균형 있게 보이고, 휠과 휀다 사이의 빈 공간도 전보다 자연스러워졌다. ‘레벨링 하나 했을 뿐인데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지나?’ 싶을 정도였다. 역시 픽업트럭은 자세가 정말 중요한 차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레벨링을 하면 승차감이 딱딱해진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장착 전에도 그런 후기를 많이 봤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분명 구조적으로는 변화가 있으니 조금 단단해졌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원래 F150 자체가 워낙 승차감이 좋은 차량이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내가 둔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크게 체감되지 않았다. 여전히 방지턱은 편안하게 넘어가고,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느낌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지금 드는 생각은 **‘2인치 할 걸 그랬나?’**이다. 1.5인치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막상 장착하고 적응하고 나니 욕심이 조금 생긴다. 픽업트럭은 이상하게 조금만 높여도 더 높이고 싶고, 조금만 큰 타이어를 끼우면 또 더 큰 타이어가 눈에 들어온다. 물론 지금도 균형은 정말 좋다. 일상 주행도 부담 없고, 외관도 깔끔하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현재 세팅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순정보다 확실히 존재감이 살아나는 높이라 가장 실용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것은 현재 장착한 285/70R17 다이나프로 AT2와 함께 얼마나 오래 운행해 볼지다. 지금 조합만으로도 자세는 상당히 만족스럽고, 승차감 역시 기대 이상이다. 처음 F150를 구매했을 때 머릿속으로 그렸던 모습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큰 리프트업보다는 지금처럼 순정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부족한 부분만 손보는 방향으로 꾸며갈 생각이다. 적당한 레벨링, 적당한 타이어, 그리고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세팅. 지금의 F150는 내가 원했던 ‘새 차급 컨디션의 데일리 픽업트럭’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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