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보내지 못하는 차가 하나쯤 있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던 차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생의 한 시기를 함께하며 많은 추억을 남겨준 차이기도 하다. 나에게 XM3가 바로 그런 존재였다. 신기하게도 이 차를 꽤 오래 운행했으면서도 블로그에는 제대로 소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판매를 결심하고 나서야 첫 포스팅을 남기게 됐다.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이 글이 내 블로그에서 XM3를 소개하는 첫 번째 글이자 마지막 기록이 될 것 같다. 이하 판매글 삽입 후 이어 작성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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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3 판매글
XM3 RE 등급 차량 판매합니다.
1인 신조 차량이며 차량 접촉 및 수리 이력 없는 차량입니다.
보험이력 0건, 타차가해 1건이 있으나 택시와의 비접촉 상황에서 상대방이 보험 처리를 요구해 접수된 건이며 실제 차량 접촉이나 수리 이력은 없습니다.
르노 서비스센터에서 꾸준히 관리해온 차량으로 소모품 교환 주기에 맞춰 정비해왔습니다. 집 앞에 르노 센터가 있어서 소모품이나 리콜 건에 대해 빠짐없이 조치했으며 현재 특별히 정비가 필요한 부분 없이 바로 운행 가능한 상태입니다.
RE 등급 차량이며 전동트렁크, 하이패스룸미러 등 추가 옵션 적용된 차량입니다. 그 밖에 스마트폰차키, 식빵등 블랙박스, HUD 등 사제로 추가한 옵션 또한 그대로 드립니다. 상세 옵션은 옵션표 참고 부탁드립니다.
최근 정비 내역
62156km AGM 배터리 교체
63989km 미션오일 교환 / 연료호스 리콜 교체
65767km 엔진오일 교체
72201km 엔진오일 교체
평소 출퇴근 위주로 운행했으며 차량 관리 신경 쓰며 운행했습니다. 실내외 상태 깔끔하게 유지된 차량이며 주행상 문제 없이 컨디션 좋습니다. 금연 차량입니다.
개인 차량 판매라 허위매물 아니며, 소유하고 있는 여러 차량중에 와이프와 같이 타는 차량이라 컨디션에 신경 많이 쓴 차량입니다. 차량 보시고 상태 확인 후 합리적인 선에서 협의 가능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편하게 연락 주시면 안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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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3는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구매했던 첫 SUV이자, 미래의 아이들까지 생각하며 선택했던 첫 패밀리카였다. 당시에는 아직 아이가 없었지만 언젠가는 가족이 늘어날 것을 생각했고, 무엇보다 주 운전자가 와이프였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더 꼼꼼하게 차량을 비교했다. 항상 스포츠카와 쿠페처럼 차체가 낮은 차량만 타왔던 나에게 SUV는 전혀 관심 없는 장르였다. 하지만 현실적인 활용성과 가족의 안전, 유지비, 공간, 디자인까지 모두 고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XM3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생각보다 훨씬 오래 이어졌다.

당시 소형 SUV 시장에서 XM3는 정말 독특한 차량이었다. 동급에서는 가장 큰 차체에 속했고,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와 무엇보다 국산차에서는 보기 힘든 쿠페형 SUV 디자인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지금 다시 봐도 디자인만큼은 여전히 세련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차는 내 자동차 취향도 조금 바꿔 놓았다. 항상 낮은 스포츠카만 타던 내가 높은 시트 포지션과 넓은 시야를 가진 SUV도 충분히 재미있고 편안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해준 차량이었다. 아마 XM3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SUV나 픽업트럭을 자연스럽게 선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지금의 F150까지 이어지는 취향 변화의 시작에는 분명 이 차가 있었다.

구매 전에는 솔직히 르노라는 브랜드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인터넷에는 르노를 비판하는 이야기도 많았고, 처음 타보는 브랜드라 망설임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운행하면서 그런 걱정은 금세 사라졌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기대 이상으로 완성도가 높은 주행감이었다. 체급에 비해 묵직한 도어의 감각, 안정적인 고속주행 성능, 더블 위시본이 아님에도 균형감 있게 움직이는 차체는 꽤 인상적이었다. 스포츠카만 타던 입장에서도 ’소형 SUV가 이렇게 안정적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화려한 성능을 가진 차량은 아니지만, 운전하는 내내 신뢰감을 주는 차였다.

평소 차량 관리에는 유난을 떠는 편이다. 외관이든 실내든 작은 흠집 하나, 먼지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이라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이 차량은 와이프가 주로 운행했던 차량이었기 때문에 내 차를 관리하는 것보다도 더 신경을 많이 썼다. 세차는 물론이고 실내 관리도 꾸준히 했고, 생활 스크래치조차 최대한 생기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서 운행했다. 정비 역시 대부분 르노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권장 주기에 맞춰 진행했고, 소모품도 미루지 않고 교환해 왔다. 자동차는 결국 관리가 컨디션을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금도 팔기 아깝다. 첫 SUV였고, 미래의 가족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선택했던 첫 패밀리카였으며, 스포츠카만 타던 내 취향을 바꿔준 의미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성능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이 차와 함께했던 시간이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고, 앞으로의 가족을 계획하고, 일상을 함께했던 그 모든 시간이 이 차 안에 담겨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차고에 세워두는 것보다 계속 달릴 때 가장 가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나보다 더 많이 아껴 주고 운행해 줄 새로운 차주를 만났으면 좋겠다. 비록 내 블로그에서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XM3 포스팅이 되었지만, 나에게는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을 자동차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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