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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비전110] 파주 통일공원 야간드라이브, 수개월만에 일발시동, 역시 신차가 최고 (총 누적 312km)

by 예쓰상 2025.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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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엔진오일 교체할 키로수 찍을래, 여유가 없네 고작 267키로라니

 

 

 

 

겨울 내내 잠들어 있던 혼다 비전110이 몇 달 만에 다시 깨어나는 순간, 나는 괜히 혼자 미소를 지었다. 계기판에 찍힌 주행거리 267km, 아직 신차 티도 벗지 않은 상태에서 한 번도 시동을 걸어주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단번에 살아나는 엔진 소리는 나에게 ‘역시 신차는 신차다’라는 확신을 다시금 심어줬다. 누군가 보기에는 그저 흔한 스쿠터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 시동 버튼을 누르는 행위 자체가 일상에서 벗어나는 모험의 시작이며, 작은 일탈이자 해방의 신호였다.

 

 

 

언젠간 모터캠핑을 꿈꾸며.... 배달 이미지가  강하지만 혼다 커브처럼 언더본 느낌에 기어 없는 편안함, 묵직한 주행감이면서 또 안정적인 빅휠 스쿠터, 앞으로 이런 스쿠터는 나오지 않을듯하다

 

 

 

 

나는 늘 여러 대의 차량을 관리하며 살아간다. 네 대의 차를 돌려타고, 아이들을 키우고, 직장 일을 감당하며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늘 쫓기듯 하루를 살아간다. 남들보다 일찍 일이 끝난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육아와 가정에서의 책임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여유라는 단어는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 이 스쿠터는 짧은 순간이라도 ‘내 것만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탈출구와 같다. 단순히 시동을 걸고 헬멧을 쓰는 순간, 나는 이미 다른 세계로 넘어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파주 통일공원, 야간에는 가로등도 없고 편의점도 문을 닫았으며, 흔한 자판기 하나 없다. 야간 드라이브 코스로는 비추천이다.

 

 

 

익숙하지 않은 파킹브레이크(?)도 사용해보았다. 신호 대기시에는 유용한데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티맥스 파킹브레이크처럼 좀 고급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날도 목적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어디든 달리고 싶었다. 네비게이션에 통일공원을 찍고 무작정 출발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사람 하나 없이 조용하고, 자판기조차 없는 썰렁한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그곳에서 뭔가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리라는 작은 기대는 무너졌지만, 오히려 그런 허전함이 다시 발길을 움직이게 했다. 결국 파주 안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한적한 편의점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마신 시원한 음료수 한 모금과 과자 한 봉지가 이상할 만큼 달고 맛있게 느껴졌다. 그것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내가 잠시나마 일상에서 탈출했다는 증거 같은 것이었다.

 

 

 

인생 뭐 있나, 그냥 과자와 음료수면 충분해

 

 

 

 

돌아오는 길에는 늘 들르는 단골 주유소에 잠시 멈췄다. 연료를 가득 채우고, 준비해둔 물티슈로 손에 닿는 부분을 닦아내며 간단한 세차 흉내를 내는 그 순간마저도 나에게는 작은 의식처럼 소중했다. 스쿠터의 본래 깨끗한 외관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내가 돌봤다’는 그 감각이 주는 만족감은 꽤 크다. 그렇게 잠시 머물다 다시 시동을 걸었을 때, 이미 시계는 자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병자는 진짜 병자다. 자동차 엔진룸처럼 바이크 이 엔진 쪽 구석구석 먼지 조금이라도 쌓인 꼴을 못보겠음

 

 

 

 

짧은 시간이었다. 누군가는 단순히 편의점에 다녀오고, 주유소에서 연료를 넣고 돌아온 평범한 밤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달랐다. 오랜만에 헬멧 안으로 스며드는 바람을 느끼며 달린 길, 익숙하면서도 색다르게 다가온 야간 도로, 그리고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던 책임과 부담. 그것은 거창한 여행이 아니었음에도, 충분히 ‘여행’이라 부를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300km 돌파!

 

 

 

 

집으로 돌아온 시간은 이미 밤 12시를 넘어서 있었다. 피곤함 속에서도 마음 한 켠이 묘하게 가벼워졌다. 다시 반복될 일상과 책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오늘의 이 작은 드라이브가 내일을 살아갈 힘으로 남아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생각한다. 차는 결국 신차가 최고라고, 그리고 나에게는 이 스쿠터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짧지만 강렬한 자유를 선물해주는 동반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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