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내가 타고 있는 2015년식 올뉴카니발은, 작년 이맘때쯤 중고로 구입한 차량이다. 그때 주행거리는 겨우 1만km 남짓. 말이 8년 된 중고차지, 실상은 신차에 가까운 컨디션이었다. 그 순간 든 생각은 하나였다. ‘이 차는 오래 탈 수 있겠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1년이 지난 지금 주행거리는 이제 막 3만km를 넘어섰을 뿐이고, 외관도 실내도 여전히 새차 냄새가 나는 듯하다. 흔히들 연식에 따라 교체를 고민한다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다. 이 차는 앞으로도 쭉 내 옆에 있을 예정이고, 쉽게 보내줄 생각은 없다. 말 그대로 ‘끝까지 함께할 차’라는 확신이 생겼다.
물론 주행거리가 짧다고 해서 아무 문제도 없는 건 아니다. 가장 먼저 체감된 건 양쪽 전동 슬라이딩 도어였다. 어느 날부터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고 중간에 멈춰 서는 일이 반복되었고, 결국 정식 서비스센터에 다녀오게 됐다. 진단 결과는 슬라이딩 도어 모터의 힘이 약해진 것. 다행히 이건 자주 보고된 고질병이기도 하고, 제조사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던 사안이라 무상으로 교체를 받을 수 있었다. 커뮤니티를 뒤져보니 이 증상은 주행거리보다는 ‘시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가 많았다. 실제로 장거리 운행보다도 주차장 개폐를 반복한 차량에서 더 빨리 고장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설계적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또 하나, 순정 HID 전조등. 이름만 들으면 밝을 것 같지만 실제 야간 운전에서는 실망감이 크다. 특히 비 오는 밤이나 외곽도로에서는 시야가 흐릿해져서 불안감이 생길 정도였다. 다른 카니발 오너들의 후기를 봐도 “올뉴카니발 HID는 어두운 걸로 유명하다”는 얘기가 많았고, 실제로 더뉴카니발로 넘어가면서 개선이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일단 밝은 보조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추후엔 더 강력한 보조 광원을 장착할 수도 있을 듯하다. 어둠을 견디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뚫어야 하는 시점이 오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엔 큰 불만 없이 만족스럽다. 특히 얼마 전 제주도 여행을 위해 진도항까지 장거리 운전을 다녀왔을 때, 이 차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느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80km를 넘는 구간도 있었지만 차체의 흔들림은 없었고, 여전히 안정적인 고속주행이 가능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건 예전에 장착된 최저높이 가로바와 루프박스였다. 단단히 고정된 덕에 고속 주행 중에도 흔들림이 없었고,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루프박스가 있다는 걸 잊을 정도로 정숙했고, 짐 적재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실용성과 주행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느낌이었다.
다만, 장시간 운전의 피로감은 분명히 존재했다. 약 4시간을 내리 달리다 보니 허리와 엉덩이에 피로가 쌓였고, 동승자들도 승차감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특히 3열은 진동과 충격이 그대로 전달돼, 장거리 주행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솔직한 결론이다. 이건 올뉴카니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미니밴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한계라 더욱 안타깝다.
실연비는 기대 이상이다. 시내에서는 9km/L 내외, 고속에서는 11km/L 가까이 나와주었고, 평균적으로 리터당 10~11km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2.2 디젤 엔진에 이 무게감이면 상당히 효율적인 편이다. 특히 루프박스를 단 상태에서도 연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꽤 놀라웠다. 연비 관리를 위해 급가속을 피하고 항속을 유지한 점도 영향을 줬겠지만, 차량 자체가 가진 효율성이 그만큼 뒷받침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2015년식 올뉴카니발은 연식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차다. 짧은 주행거리, 깔끔한 외관, 관리 잘 된 실내, 그리고 여전히 든든한 디젤 엔진. 고질적인 문제점 몇 가지는 존재하지만, 그걸 감안하고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차량이다. 이 차를 교체할 생각은 단 1도 없다. 앞으로도 쭉 이 차와 함께할 것이고, 정비하며 아끼며 탈 것이다. 중고로 만났지만, 새차 같은 이 차는 이제 내 가족의 일원이 되었고, 쉽게 떠나보낼 수 없는 존재다. 오래된 차가 아니라, 오래갈 차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 그리고 그건,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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