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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B650R E클러치] 창렬한 정품 탱크패드, 알리발 탱크패드로 대체 후기

by 예쓰상 2025.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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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바이크를 사면 누구나 ‘이 부분은 꼭 손대야겠다’ 싶은 곳이 있다. 내게 그건 항상 탱크패드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행 중 무릎이 닿는 그 감각, 그게 바이크를 내 몸처럼 느끼게 만드는 첫 번째 요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CB650R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생각한 것도 그거였다. 탱크 중앙이 너무 매끈했다. 주행 중 탱크를 무릎으로 조여도 감이 없다. 공기처럼 미끄럽다. ‘이건 탱크패드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바로 나왔다.
 
 
 
그래서 정품을 알아봤다. 역시나 비쌌다. 혼다純正이라는 세 글자에 붙은 가격표는 내가 상상한 범위를 훌쩍 넘어섰다. 단순히 고무 두께 몇 밀리의 패드인데, 금액은 거의 10만 원에 육박했다. 솔직히 웃겼다. 그 돈이면 오일 한 번 갈고도 남는다. 결국 선택지는 알리(Aliexpress)였다. 예전에도 여러 번 주문해봤기에, 품질은 기대 안 해도 대충 어떤 수준일지 감이 왔다.
 
 
 
검색창에 ‘CB650R Tank Pad’를 치자마자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졌다. 2019~2023년식 호환, 카본패턴, 입체형, 논슬립형, 심지어 로고 각인까지. 그중 내 눈에 들어온 건 두께감 있는 제품이었다. 얇은 고무가 아니라, 손으로 눌렀을 때 ‘푹’ 들어가는 젤 타입에 가까운 고무. 표면이 미세하게 거칠어서 무릎이 닿으면 딱 달라붙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상품 사진상으로는 거의 완벽했다. 올블랙이라 써 있었고, 도톰한 입체 구조라 붙였을 때 존재감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알리답게 함정이 있었다. 제품 설명엔 분명 “Black”이라 되어 있었지만, 확대해서 보면 블랙 사이에 얇은 레드 라인이 있었다. 그게 살짝 걸렸다. 사진상으론 거의 안 보였지만, 실제로 오면 확실히 보일 것 같았다. 그래도 그냥 주문했다. 혹시 몰라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All black, no red line please.” 답장은 “OK.”였다. 그 짧은 ‘OK’ 하나에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2주 뒤 도착한 택배 박스를 열자마자 그 기대는 무너졌다. 선명한 레드 라인. 그것도 사진보다 더 붉고, 더 도드라졌다.
 
 
 
내 CB650R은 블랙 바디에 실버 포인트만 살짝 들어간 조용한 조합이다. 그런데 이 패드는 검정 속에 번쩍이는 빨간 선이 들어가 있었다. 레플리카라면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CB650R의 세련된 무광 톤에는 너무 과했다. ‘아, 망했다’는 말이 바로 나왔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붙여보기로 했다.
 
 
 
패드를 만져보니 재질감은 생각보다 좋았다. 탄성이 있고, 손끝으로 눌렀을 때 묵직하게 버티는 느낌. 싸구려 플라스틱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표면 마찰도 높아 라이딩 팬츠나 청바지가 닿았을 때 미끄러질 것 같진 않았다. 그립감 하나만큼은 합격이었다. 문제는 접착. 뒷면에 이미 양면테이프가 붙어 있었는데, 그 마감이 조금 불안했다. 테이프가 끝까지 딱 붙은 게 아니라, 모서리 쪽이 약간 들려 있었다. 컷팅도 균일하지 않고, 가장자리가 삐죽삐죽했다. 손톱으로 살짝 눌러보니 테이프가 고무에서 미세하게 떨어졌다. ‘이거 나중에 주행 중에 밀리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붙였다. 탱크를 완전히 닦고, 드라이기로 살짝 데운 뒤 조심스럽게 부착. CB650R의 탱크 곡면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한쪽이 들어가면 반대쪽이 들리고, 각도가 예민하다. 패드가 두껍다 보니 유연하지 않아, 완전히 밀착시키기가 어렵다. 손으로 누르며 드라이어로 열을 주니까 그나마 붙었다. 멀리서 보면 괜찮다. 하지만 가까이 보면 그 레드 라인이 눈에 거슬린다.
 
 
 
그립감 자체는 정말 좋았다. 무릎이 닿는 느낌이 확실하다. 미끄럽지 않고, 탄성이 있어 눌렀을 때 ‘착’ 하고 붙는다. 브레이킹 시 탱크를 조이거나 코너 진입 시 바디를 살짝 옮길 때 확실히 안정적이다. 정품보다 마찰계수가 높아, 무릎으로 바이크를 잡는 느낌이 확실히 살아난다. 하지만 포지션이 문제였다. CB650R은 R차가 아니다. 핸들바가 높고, 자세가 세워져 있다. 그래서 무릎이 탱크의 중간보다 아래쪽에 닿는다. 이번에 붙인 패드는 탱크 중간 위쪽. 즉, 주행 중엔 무릎이 패드에 거의 닿지 않는다. 딱 세워서 정지했을 때나 닿을 뿐이다. 코너를 타거나 브레이킹할 때 잠깐 닿는 정도다. R차였다면 완벽했겠지만, 네이키드 포지션에서는 살짝 애매했다.
 
 
 
그래서 아래쪽에 하나 더 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재질로 조금 작은 걸 사서 잘라 붙이면 딱 맞을 듯했다. 두께가 있어서 칼로 자르기도 쉽다. 다만 이번엔 반드시 완전 블랙으로 가야겠다. 빨간 선은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아무리 그립감이 좋아도, 내 바이크의 무광 블랙과 이 레드 라인은 어울리지 않는다. 전체 밸런스가 깨진다. 마치 클래식 슈트에 형광 운동화를 신은 느낌이다.
 
 
 
그리고 또 하나, 양면테이프 마감이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알리 제품 특유의 문제다. 처음엔 괜찮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테이프가 균일하게 붙어 있지 않다. 특히 끝부분의 라운드가 깔끔하지 않아서 모서리가 약간 들린다. 이게 주행 중 진동을 받으면 조금씩 밀릴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여름철 열기를 생각하면, 테이프가 늘어지거나 살짝 미끄러질 수도 있다. 그때마다 들리는 찝찝한 ‘찍찍’ 소리, 상상만 해도 싫다. 게다가 나중에 제거할 때는 끈적이가 심하게 남을 것 같다. 손톱으로 긁어도 안 떨어지는 그 잔여접착제, 그거 한 번 붙으면 지옥이다. 이건 이미 경험으로 안다. 예전에 알리 미러가드 붙였다가 제거할 때 하루 종일 알코올솜으로 문질렀던 기억이 있다. 이 탱크패드도 아마 비슷한 결말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고민 중이다. 그냥 이대로 쓰다가 나중에 싹 떼버릴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완전 블랙 제품을 새로 사서 아래쪽에 덧붙일지. 어느 쪽이든 결국 다시 사야 할 것 같다. 이런 게 알리의 마법이다. 싸다고 샀는데, 결국 두 번 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시행착오가 싫지 않다. 완벽하지 않아서 손대고, 그 과정에서 내 바이크가 점점 내 손때 묻은 형태로 변해간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CB650R용 알리 탱크패드, 그립감은 합격이다. 색상은 실패, 테이프 마감은 불안, 무릎 위치는 애매. 그래도 기능적으로는 정품보다 낫다. 두께감이 있고, 마찰력이 좋고, 제동 시 안정감이 생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 테이프 마감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여름철 고온에 녹거나 밀리면 보기 흉해질 테고, 제거할 때 끈적이가 남으면 탱크 도장까지 손볼 수도 있다. 그 모든 걸 감안해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결국 모든 걸 정당화한다. 정품값 생각하면 이 정도 단점은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이렇다. 색상은 에러, 마감은 불안, 하지만 그립감은 만족. 그리고 무릎 위치 문제로 아래쪽에 하나 더 붙일 예정. 어쩌면 그게 내 CB650R의 첫 번째 커스텀 완성일지도 모른다. 완벽하지 않은 게, 오히려 나한테 맞는 것 같다. 제기랄, 결국 또 하나 더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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