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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

쌍둥이를 가짐으로써 인생 최대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by 예쓰상 2025.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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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클릭한 당신, 아마도 쌍둥이에 대한 환상을 조금은 품고 있는 사람이겠죠. “와~ 한 번에 둘이라니 효율적이다!”, “형제자매랑 같이 자라서 외롭지 않겠다!”, “한 번 힘들고 나면 끝나겠네?” … 네, 저도 그랬습니다. 정말 저도 그랬어요. 임신 소식을 듣고 쌍둥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쁨보다는 충격이 컸지만, 곧이어 찾아온 건 어떤 이상적인 미래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이 18개월을 넘긴 지금 저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쌍둥이를 가짐으로써, 저는 인생 최대의 착각을 했습니다.

 

 

 

 

쌍둥이는 두 배가 아닙니다. 네 배입니다. 아니, 때론 그 이상입니다.

 

 

 

 

 

 

 

 

 

왜 그럴까요? 단순히 숫자가 두 개라서 그런 게 아니에요. 육체적 피로, 정신적 소모, 경제적 부담, 부부 사이의 긴장감, 외로움, 무력감, 자존감의 붕괴, 이 모든 것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애 하나가 아프면 간호하면 되지만, 둘이 동시에 아프면? 하나 안아주면 끝나지만, 둘이 동시에 달려들면? 한 명 밥 안 먹으면 애쓰면 되지만, 둘 다 안 먹으면? 감정 소모는 물론, 행동 하나하나가 끊임없이 충돌하고 겹칩니다. 그야말로 ‘동시다발적 전쟁’이죠.

 

 

 

 

게다가 이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 상대예요. 누가 먼저 걷고, 누가 말을 먼저 하고, 누가 밥을 더 먹고, 누가 잠을 덜 자는지… 이 모든 비교의 기준이 가정 내에서 이미 설정됩니다. 본의 아니게, 부모가 가장 먼저 그 비교의 기준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얘는 벌써 했는데, 넌 왜 아직이야?” 이런 말, 안 하려고 해도 나와요. 그리고 나서 자책하죠. “내가 지금 뭘 한 거지…”

 

 

 

 

그리고 수면. 신생아 시절엔 정말 잠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한 명이 잠들면 한 명이 울고, 그 아이 재우고 나면 또 다시 앞에 애가 깹니다. 그렇게 계속 번갈아가며 깨우고 달래다 보면 어느 순간 하루가 끝나 있습니다. 내 하루? 없습니다. 그냥 잠깐 앉아서 물 한 모금 마시는 게 소원이었어요. 그러다 보면 남편과 대화도 줄고, 점점 서로 예민해지고, 결국 ‘애들 때문에 싸우는’ 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서운함’이 쌓이게 되는 거죠.

 

 

 

 

육아를 하며 내가 사라졌다는 생각, 한 번쯤은 해보셨을 거예요. 근데 쌍둥이 육아를 하다 보면, ‘나는 없었구나’라는 걸 매일 체감합니다. 거울을 보면 낯선 얼굴이 있고, 좋아하던 음악도 안 듣고, 좋아하던 음식도 그냥 애들 남긴 거 마무리 짓고 끝입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너무 강렬해서 ‘나’는 뒤로 밀려난 지 오래예요.

 

 

 

 

그래도, 그렇다고 해서 후회하냐고요?

 

 

 

 

사실 이 글의 제목은 반쯤은 농담이고, 반쯤은 진심입니다. 매일이 전쟁이고, 가끔은 도망가고 싶고, 때로는 혼자 있고 싶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서로 손을 잡고 걸을 때, 이유 없이 까르르 웃으며 동시에 달려들어 안길 때, 두 개의 목소리로 “엄마~” 부를 때… 그 순간은 어떤 고통도 잠시 잊게 만듭니다.

 

 

 

 

쌍둥이는 분명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두 배의 웃음이 있고, 두 배의 감동이 있고, 두 배의 추억이 생깁니다. 네 배의 고통이 올지라도, 결국 네 배의 사랑으로 덮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쌍둥이를 키운다는 건, 매일같이 무너지고 매일같이 다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버티다 보면, 언젠가 우리가 지나온 이 시절이,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겠죠.
혹시 지금 쌍둥이 육아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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