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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

초여름 아기 돌보기, 이거 모르고 탈났습니다

by 예쓰상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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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라는 건 늘 배우는 일의 연속이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배움의 강도는 유독 더 세다. 특히나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5월 말에서 6월 초, 이 짧은 초여름 구간은 매년 부모들을 시험에 들게 만든다. 겉으로 보기엔 날씨 좋고 햇살 좋고, 산책 나가기엔 최적의 계절 같지만, 바로 그 계절감에 안도한 순간, 아기의 피부에 뾰루지가 올라오고, 갑자기 입맛이 떨어지거나, 밤에 자꾸 칭얼대는 일이 반복된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열이 펄펄 오르거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부모는 한 박자 늦게 깨닫는다. “아차, 뭔가 놓쳤구나.” 그런데 그게 단순히 땀띠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아는 순간, 진짜 당황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초여름, 그 한낮의 햇살 아래서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돌아오면, 귀 뒤부터 목, 겨드랑이, 기저귀 라인까지 땀으로 젖어 있다. 하지만 아이는 말을 못 하니 불편하단 신호를 낼 수 있는 건 결국 칭얼거림뿐이다. 이걸 “요즘 왜 이렇게 예민하지?”라고만 받아들이면 안 된다. 피부 트러블은 단순한 땀띠로 시작하지만, 방치되면 곰팡이균이나 세균 감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특히 살이 겹치는 부위나 기저귀 안은 통풍이 어렵기 때문에 금방 짓무르고, 밤에 자다 깨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이 시기는 아기의 체온 조절 능력이 아직 완전히 자리 잡히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낮에 더워서 몸이 달아올랐다가 저녁에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체온이 급격히 식으면 금세 열감이 생기거나, 심하면 열성경련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부모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건 ‘더운 것’ 자체보다, 더웠다가 식는 변화다. 한여름이 오기 전, 에어컨을 본격적으로 켜기 애매한 이 시기에는 특히 실내 환기와 적절한 실내 복장, 그리고 땀 흘린 뒤 바로 씻겨주고 옷을 갈아입히는 루틴이 중요하다. 이걸 모르고 그냥 한낮 산책 후에 옷을 벗긴 채로 바닥에 눕혀두거나, 땀을 말리겠다고 선풍기 앞에 데려다 놓는 순간, 피부가 식으며 장기적인 면역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많은 부모들이 이 시기에 실수하는 게 바로 수분 섭취 관리다. 더워졌다고 찬물을 먹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생후 12개월 전 아기에게는 찬물은 금물이고, 그 이상이라 하더라도 급격한 온도 변화는 속을 자극할 수 있다. 수분은 꼭 필요하지만, 온도는 체온과 비슷하게, 그리고 조금씩 자주 주는 게 핵심이다. 이걸 모르고 아이가 덥다고 생각해서 시원한 물을 들이마시게 하거나, 한꺼번에 많이 마시게 되면 소화불량이나 복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과일을 많이 먹이자’는 생각도 조심해야 한다. 수박, 참외, 포도 같은 수분 많은 과일은 좋은 간식이지만, 한꺼번에 먹으면 장에 무리가 가고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아기 장은 어른처럼 튼튼하지 않다.

 

 

 

 

결국 초여름 아기 돌보기에 있어서 진짜 중요한 건 ‘시원하게 해줘야지’라는 생각보다, 천천히, 부드럽게 계절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히되, 상황에 따라 조절하기 좋게 준비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씻기고 피부 접히는 부분을 닦아주며, 필요한 경우엔 보습제까지 발라주는 걸 습관화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 자신도 이 시기에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5월은 아직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왜냐하면 아기의 면역은 이미 더운 날씨에 적응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부모의 무심함은 거기에 기름을 붓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초여름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계절을 ‘어정쩡한 시기’로 보지 않는 것이다. 여름이 오기 전 준비하는 시기,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가는 전환기, 그리고 아기의 신체가 여름에 적응하는 가장 예민한 단계. 이걸 모르고 넘기면, 정말 탈난다. 땀띠 하나로 시작해 감기, 설사, 밤중 수면 문제까지 이어지는 ‘초여름 악순환’의 문은 항상 방심에서 열린다. 그러니 올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부모가 먼저 계절을 공부하고, 아이의 몸을 한발 앞서서 관리해줘야 한다. 그게 바로 ‘아기가 덥다고 느끼기 전에’ 해줘야 할 진짜 육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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