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r

[스즈키 알토라팡] 2세대 X셀렉션 Z7T(퓨어화이트펄) 중고차 구매 후기

by 예쓰상 2025. 4. 18.
반응형

 

 

스즈키 알토라팡이라는 이름은 사실 그렇게 널리 알려진 모델은 아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일본에서는 워낙 다양한 경차들이 존재하고, 그들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세분화된 모델들이 꾸준히 나오기 때문에, 알토라팡 같은 차량은 오히려 흔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알토라팡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아주 우연한 계기였고, 그리고 그 인연은 생각보다 훨씬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우선, 내가 이번에 분양받은 차량은 2013년식 스즈키 알토라팡 2세대, 정확히는 "X 셀렉션"이라는 등급이었다. 주행거리는 23,890km. 중고차 시장에서 10년 넘은 차량이 2만키로도 안 탔다는 것은 굉장한 이례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이 차량의 전 차주분은 무려 10년 넘게 차량을 소유하며 정말 정성스럽게 관리하셨고, 실제로 차량을 받아보니 왜 그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외형만 봤을 땐 깜찍한 경차 느낌이 강해서 ‘아, 작겠구나’ 싶었는데, 실물을 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난 한국 경차에 익숙했던 터라 일본 경차는 더 작을 것이라 지레 짐작했지만, 실물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실내 공간도 꽤나 여유로웠다. 마침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기아 레이와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전고는 조금 낮지만 전폭이나 차체 체감 크기는 비슷하게 느껴졌고 실내 공간은 정말 넓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내부를 살펴보면 작고 실용적인 수납공간들이 참 많았다. 컵홀더, 포켓, 틈새 공간까지 알뜰하게 만들어둔 티가 팍팍 났다. 나처럼 잡다한 걸 차 안에 많이 두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과할 정도였지만, 이 수납공간들만 봐도 이 차가 ‘생활밀착형’ 경차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스마트폰 거치대를 둘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시보드에 붙이자니 끈적임이 남을 것 같고, 앞 유리는 운전석에서 거리가 멀어 시야 확보에 불편이 있고, 송풍구는 둥근 구조라 일반적인 거치대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문제는 아직 해결을 못 했고, 고민 중이다. CD슬롯이 있다면 슬롯 거치대가 괜찮겠고, 대시보드 위에 실리콘 패드형 거치대를 써볼까 싶기도 하다. 컵홀더형도 고려 중인데 아직 뾰족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차량을 받고 난 후 곧장 정비소에 가서 엔진오일을 교체했다. 리프트에 올려 하부 상태도 살폈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깨끗했다. 10년이 넘은 차량인데도 하부에 녹 하나 없고, 누유도 없고, 깔끔했다. 미션오일도 확인해봤더니 이미 2022년에 1만9천km 시점에서 교체되었기에 당분간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엔진오일은 교체한 김에 다음 교체주기를 5,000~6,000km 정도로 잡아두었고, 다음은 냉각수와 브레이크 오일 정도 점검해볼 생각이다. 실질적인 관리 기준은 주행거리보다는 연식이라는 걸 고려할 때, 장기 보관 차량은 적절한 예방정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차량의 상태가 이렇게까지 좋았던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전 차주분의 성향과 매너가 정말 인상 깊었다. 차량을 판매하기 전 실내 크리닉과 외부 광택까지 마친 후 넘겨주셨고, 무엇보다도 내 집과 가까운 출장 지역이 우연히 겹친 덕분에 차량을 직접 가져다주셨다. 이런 배려는 중고차 거래에서는 흔치 않은 경험이다. 말 한마디, 전달 방식 하나하나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졌고, 그래서인지 이번 거래는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하나의 ‘기분 좋은 인연’으로 남게 되었다.

 

 

 

 

 

 

 

스즈키 알토라팡이라는 이름이 지금은 아직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차량을 통해 ‘좋은 차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스펙이 높거나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얼마나 잘 관리되었는지, 얼마나 나에게 맞는지를 통해 훨씬 더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확실히 느꼈다.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좋은 공간감, 예상보다 훨씬 부드럽고 조용한 주행감, 그리고 완성도 높은 관리 상태와 좋은 거래 경험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중고차가 되었다.

 

 

 

 

앞으로 이 차와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함께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출발이 참 좋았다는 점이다. 기분 좋은 첫 만남은 그 자체로도 차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기억하면서 차와 함께 보내는 시간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제 이 알토라팡과 함께 조용하고 실속 있는 일상을 시작해보려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