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개인거래, 정보를 숨기는 판매자는 바보일까?
개인 간 중고차 거래를 할 때 차량 정보를 온라인에 자세히 올리지 않고, 꼭 전화나 직접 만나야만 알려주겠다는 판매자들이 있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신상 보호, 귀찮음, 협상 전략, 차량 상태 문제, 구매자의 진지함 확인, 대면 거래 선호 등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런 태도는 시대 흐름에 뒤처진 비효율적인 방식이며, 오히려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중고차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신뢰가 쌓이지만, 정보를 감추면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같은 조건의 차를 두고 한 판매자는 차량 번호, 주행 거리, 사고 이력, 정비 내역 등을 상세히 올리고, 다른 판매자는 “전화 주세요”라고만 적어 놓았다고 하자.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보를 명확하게 제공한 판매자를 선택할 것이다. 정보를 숨기는 순간 구매자는 ‘이거 사고차인가?’, ‘엔진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숨기는 게 있다는 건 찝찝한데…’ 같은 의심을 품게 된다. 구매자가 신뢰할 수 없는 거래는 애초에 시작도 되지 않는다. 결국, 불필요한 의심만 불러일으켜서 구매자들이 다른 매물로 이동하는 결과를 낳는다.
전화나 직접 만나서 정보를 알려주겠다는 것은 판매자 입장에서도, 구매자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시간 낭비일 뿐이다. 구매자는 단순한 정보 확인을 위해 굳이 전화를 걸거나 시간을 내서 만나야 한다. 그런데 막상 만나고 나서 마음에 안 들면? 서로 시간만 낭비한 셈이다. 판매자도 마찬가지다. 아무나 전화 걸어오는 걸 일일이 응대하고, 괜히 시간 들여 만났다가 허탕을 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정말 관심 있는 구매자만 연락을 하게 되고, 거래 성사 확률도 훨씬 높아진다.
일부 판매자들은 “전화로 이야기하면 협상력이 더 생긴다”고 착각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요즘 중고차 시장은 매물이 넘쳐난다. 구매자들은 한두 대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매물을 비교하고 가격을 따져가면서 선택한다. 그런데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차는 비교 대상에서조차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구매자가 애써 전화를 해서 차량 정보를 들었는데, 듣고 보니 다른 차보다 별로라면? 그 순간 “수고하세요” 하고 끊고, 다른 매물을 알아볼 것이다. 협상 이전에 경쟁에서 탈락하는 셈이다. 반대로, 처음부터 차량 상태와 이력을 솔직하게 공개하면, 구매자는 “이 차는 상태도 괜찮고 신뢰할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전화하는 사람만 상대하면, 진짜 관심 있는 사람만 남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요즘 사람들은 귀찮은 걸 극도로 싫어한다.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매물이 많기 때문에, 굳이 전화까지 걸어야 하는 매물은 선택지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이라도, 전화하는 순간부터 심리적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굳이 전화까지 해서 알아봐야 하나?’, ‘왜 이렇게 숨기지? 신뢰가 안 가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 구매자는 더 좋은 조건의 다른 매물로 떠난다. 오히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진짜 구매자를 더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인터넷에 정보가 많지 않아서, 전화로 문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네이버 자동차, 엔카, 보배드림 같은 플랫폼에서는 차량 이력, 옵션, 사고 여부까지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런 투명한 정보 제공에 익숙해져 있고, 오히려 정보를 숨기는 판매자는 불신을 받게 된다.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여전히 “전화 주세요” 식으로 거래를 하려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며, 결국 자신에게 손해를 불러오는 바보 같은 짓이다.
개인 간 중고차 거래에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판매자에게 불리한 방식이다. 신뢰를 얻지 못하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초래하며, 협상력은커녕 경쟁에서 밀려나고, 실제 구매자들마저 떠나가게 만든다. 요즘 같은 시대에 여전히 “전화 주세요”라는 방식으로 거래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기회를 걷어차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정보를 숨기는 판매자는 바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